지난 10월 31일 오전 7시 30분, 소흘읍 송우사거리. 포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기후위기 포천 시민행동 조합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지난 10월 31일 오전 7시 30분, 소흘읍 송우사거리. 포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기후위기 포천 시민행동 조합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른 아침 공기는 쌀쌀했다.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 속에서도 파란 조끼를 걸친 이들의 손놀림에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 10월 31일 오전 7시 30분, 소흘읍 송우사거리. 포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기후위기 포천 시민행동 조합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선길, 오명실 조합원을 비롯해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원들까지. 매달 거르지 않고 이어온 정기 탄소중립 실천의 날이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장갑을 끼고 100리터 파란 종량제 봉투와 쇠집게를 집어 드는 손길. 두 명씩 짝을 맞춘 이들은 신호등이 바뀌자 횡단보도를 건너 상가 골목과 버스정류장 주변으로 흩어졌다.

상점 셔터가 굳게 내려앉은 아침 거리, 발밑은 지난밤의 흔적으로 어지러웠다. 보도블록 틈새에 비스듬히 박힌 누런 담배 필터, 바람에 날려 배전함과 가로등 기둥 뒤에 처박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집게 끝에 걸려 올라왔다. 만두 가게 앞 좁은 틈새, 과일 노점 매대 밑바닥까지 허리를 숙여 훑었다. 달각거리는 집게 소리와 사각거리는 비닐 마대 부딪히는 소리가 도로변 자동차 소음 사이를 메웠다.

활동 시작 1시간여 만에 100리터짜리 쓰레기 마대 두 개가 빈틈없이 팽팽하게 차올랐다.

거리 정화 작업을 마친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뚝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수한 김, 보글거리는 콩나물국밥 국물 한 숟가락에 얼어붙었던 손발이 풀렸다.

"오늘 유독 골목 구석에 꽁초가 많았어." "이른 시간에 함께 움직이니 몸도 마음도 개운하네."

거창한 구호 대신 몸으로 때우는 환경 실천이 만든 정겨운 연대감이 식탁을 채웠다.

몸을 데운 조합원들은 홈플러스 맞은편 '함께 가꾸는 햇빛정원'으로 향했다. 화단 표지판 앞에는 서리를 맞고도 단단히 버텨선 주황빛, 노란빛 메리골드와 붉은 봉선화가 가을 햇살을 받고 있었다. 화단을 지켜온 이영주 지킴이의 손길 덕에 단정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초겨울을 앞두고 바짝 마른 풀잎 사이로 돋아난 잔잡초가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시든 줄기를 살피며 말했다. "조만간 잡초 한번 싹 골라내야겠네."

아스팔트 틈새의 오물을 걷어내고 햇빛정원의 꽃나무를 돌보는 1시간 남짓의 분주함. 거대한 기후위기의 파고 속에서 이들이 송우사거리 아스팔트 위에 남긴 것은 그저 쓰레기를 치운 흔적이 아니었다. 내 고장을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생활 속 탄소중립의 단단한 온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