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사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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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큐브=양동원기자] "기업 신뢰 다 잃었다." 지난 10월 27일 의정부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나온 한 마디가 시청사 전체를 울렸다.

제348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이다연 의원(신곡1·2동, 장암동, 자금동)이 5분 자유발언대에 올랐다. 주제는 글로벌 경제·산업 교류단 참여기업 선정 과정의 불공정성. 중국 산둥성 교류단에 참여할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이 밀실에서 이뤄졌다는 지적이었다.

의정부시는 그동안 해외 교류를 확대하며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워왔다. 취지 자체는 좋다. 그러나 정작 어떤 기업이, 어떤 기준으로, 누구의 결정으로 선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평가 기준도, 심사위원도, 점수표도 없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투명한 절차 없이 특정 기업만 혜택을 받았다면, 이는 특혜 시비로 번질 수밖에 없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불과 하루 전인 10월 26일 폐막한 제19회 의정부부대찌개축제다. 이 축제에는 일본 야마토대학 사회학부와 국제라멘학회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의정부의 부대찌개 문화를 살피며 한일 미식 문화 교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는 이를 "미식 교류 지평을 넓혔다"며 적극 홍보했다. 일본 대학과의 교류는 공개적으로 환영하면서, 정작 중국 산둥성 교류단 기업 선정은 왜 비공개로 진행됐는가. 투명성의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0월 26일 열린 동장회의에서 김원기 시장은 "동장회의는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시정에 반영하는 매우 중요한 창구"라며 "주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현장 행정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현장행정, 소통행정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러나 현장의 기업인들은 정작 시의 행정이 가장 밀실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다. 15개 동장의 목소리는 듣겠다면서,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기업들의 목소리는 왜 듣지 않았는가. 참여기업 선정 과정에서 사전 공모나 공개 모집 절차가 있었는지, 지역 상공회의소나 기업인 단체와 협의는 있었는지에 대한 답변은 아직 없다.

해외 교류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다. 세금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떤 기업이 교류단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수천만 원의 마케팅 지원과 네트워크 기회가 달라진다. 불공정한 선정은 특정 기업의 특혜가 될 뿐 아니라, 배제된 다른 기업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행정 불신으로 남는다.

이다연 의원이 "기업 신뢰 다 잃었다"고 한 말은 그래서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다. 기업이 행정을 신뢰하지 못하면, 시가 추진하는 어떤 경제 정책도 동력을 잃는다. 의정부사랑카드 캐시백, 부대찌개축제 할인, 그린벨트 규제 개선 모두 기업과 상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들이다.

시 집행부는 이제 답해야 한다. 산둥성 교류단 참여기업 선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심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투명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밀실 행정이라는 오명을 벗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부대찌개축제에서 보여준 개방성이 산둥성 교류단 선정 과정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때, 의정부시의 글로벌 교류는 비로소 시민과 기업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