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사큐브]](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93500137211-munxmc.jpg)
[시사큐브=양동원기자] 축제는 보통 세금으로 만든다. 그런데 이번 축제는 상인들이 돈을 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부대찌개거리 일원에서 열린 제19회 의정부부대찌개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는데, 그 성공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의정부도시공사 상권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사)의정부부대찌개명품화협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부대찌개거리 상인들이 행사 비용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부담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후원이 더해져 의미를 깊게 했다. 시 예산에만 의존하는 관성에서 벗어나 상권 스스로가 주체가 된 자생 모델이다. 그래서 더 진정성이 있었다.
현장 프로그램은 풍성했다. 부대찌개 재료를 활용한 창의적인 레시피를 겨루는 제3회 요리경연대회가 진행됐고, 부대찌개거리 내 11개 업소가 참여한 무료 시식회에서는 업소별 특색 있는 맛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거리공연, 마술쇼, 체험 부스, 플리마켓도 운영됐다. 실질적인 소비 촉진을 위한 혜택도 제공됐다. 축제 기간 2만 원 이상 구매 시 2천 원 할인권을 지급하고 업소별 자체 할인 행사를 병행했으며, 사전 SNS 이벤트 당첨자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해 지역 업소 이용을 유도했다. 탄소중립포인트제, 고향사랑기부제 등 시정 홍보 부스도 함께 운영됐다.
이쯤 되면 평범한 먹거리 축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특별하게 만든 장면은 따로 있다. 일본 야마토대학 사회학부와 국제라멘학회 관계자들이 축제장을 직접 찾아 의정부의 부대찌개 문화를 살피며 한일 미식 문화 교류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부대찌개가 단순한 향토 음식이 아니라, 전쟁과 분단, 미군 부대와 함께한 의정부의 근현대사를 담은 문화 자산으로 읽힌 순간이다. 라멘과 부대찌개, 두 음식이 가진 서사를 놓고 학술적 교류까지 논의됐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는 '미식외교'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축제의 진화는 여기서 드러난다. 과거 부대찌개축제가 '많이 먹이는 축제'였다면, 19회 축제는 '함께 만드는 축제'이자 '세계를 불러들이는 축제'로 변모했다. 상인이 자부담을 하고, 시민이 SNS 이벤트에 참여하고, 일본 학자가 현장을 찾는 구조. 시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하향식 축제가 아니라, 상권과 시민과 외부 시선이 함께 만드는 상향식 축제로 전환된 것이다.
물론 과제는 남는다. 무료 시식과 할인행사가 일회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단골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요리경연대회에서 나온 창의적 레시피가 실제 업소 메뉴로 채택되어 부대찌개의 맛을 진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야마토대학과의 교류가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학술·관광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시험대다.
김원기 시장은 "상인 여러분과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이어져 온 부대찌개축제가 지역 상권에 큰 활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 활력은 이미 증명됐다. 상인이 돈 내고 만든 축제라서, 그래서 더 맛있었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그 증거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자생 모델을 어떻게 제도화해 내년 20회 축제로 이어갈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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