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두건을 동여맨 아이들의 손끝에서 경쾌한 궁채와 열채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강당 무대 스크린에 또렷이 투사된 ‘통영 개타령’의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국경과 피부색을 넘어선 10여 명의 어린이들이 숨을 고르며 장구를 두드렸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아이들의 시선이 하나의 장단으로 모아지자, 객석을 가득 채운 학부모와 시민들 사이에서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0월 29일 동두천 보산초등학교 꿈누리관과 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꽃보산 세계문화축제 & 문화예술 발표회’ 현장의 풍경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교정 곳곳이 하나의 거대한 다문화 배움터이자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운동장에는 28개의 세계문화 체험 부스를 비롯해 각국의 풍물을 한눈에 살펴보는 국제교류 전시관과 전통놀이 체험 마당이 촘촘하게 들어섰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낯선 나라의 의상을 입어보고 전통 놀잇감을 만지작거리며 웃음꽃을 피웠다. 여기에 지역의 맥을 이어온 이담 농악 풍물패의 쇠가락과 징 소리가 교정을 울리며 축제의 흥을 한층 끌어올렸다.
하이라이트는 실내 체육관인 꿈누리관에서 펼쳐진 문화예술 발표회였다. 무대에 오른 다문화 가정 및 재학생들은 그동안 땀 흘려 익힌 우리 민요와 국악 연주, 춤사위를 가감 없이 선보였다. 서툰 듯하면서도 야무진 손길로 장구 가죽을 두드리며 ‘개야 개야 검둥개야’ 구절을 읊조리는 아이들의 진지한 눈빛은 편견 없는 교실의 일상을 그대로 투영했다.
축제 현장을 찾은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내빈석에 앉아 무대 위 아이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응시하며 박수를 보냈다.
박 시장은 “서로 다른 문화를 스스럼없이 경험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만의 재능을 당차게 펼치는 모습 속에서 동두천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았다”며 “아이들의 작은 호기심은 곧 배움이 되고, 이 다양한 경험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단단한 날개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뜻깊은 자리를 정성으로 마련해 준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동두천의 꿈나무들이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품고 서로를 존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실 밖 운동장의 흙먼지와 꿈누리관의 장구 소리가 빚어낸 이날의 화음은, 경계를 지우고 미래를 향해 손을 맞잡은 아이들의 밝은 미소 속에서 짙은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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