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재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공동대표) 지역화폐, 의정부에서는 이렇게 해봅시다.   [사진=시사큐브]
(임근재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공동대표) 지역화폐, 의정부에서는 이렇게 해봅시다. [사진=시사큐브]

지하철 연장과 GTX 개통은 도시 발전의 호재로 불린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지역 상권에는 치명적인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서울·경기 남부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소비와 자본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역외 유출’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지역살림 활성화 포럼’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근재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공동대표는 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GTX 시대의 역설, “의정부 상권은 이대로 괜찮은가”

임 대표는 상권을 점포의 집합이 아닌 ‘역내 경제권’으로 확장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의정부는 좁은 면적에 비해 자체 산업 기반이 약해 태생적으로 ‘소비 도시’다.

여기에 8호선 연장, 7호선 연장, 경전철 노선 등 광역교통망이 본격 작동하면 시민의 지갑은 서울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우려는 이미 의회에서도 나왔다. GTX-C 등 광역교통망 확충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창동·도봉권역의 문화·상업 기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경기북부의 소비가 서울로 빠져나갈 경우 행복로와 제일시장, 지하상가 등 의정부 원도심 상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GTX-C는 양주 덕정에서 의정부를 지나 삼성, 수원까지 연결되는 노선으로, 개통 시 의정부에서 삼성역까지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리함 뒤편에는 ‘베드타운화’와 ‘빨대효과’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여기에 8호선 별내별가람~의정부 연장 사업은 총사업비가 1조8,784억 원으로 추산되고, 의정부시 부담만 2,100억~2,4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교통 호재가 재정부담과 소비 유출로 이중 압박이 되는 셈이다. 임 대표는 “장기적으로 최소 10% 이상의 추가 소비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해법 1: 지역화폐 발행 규모의 파격적 확대

외부로 향하는 자본의 발목을 잡을 가장 현실적 무기는 지역화폐라는 것이 임 대표의 진단이다.

근거는 명확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경기연구원 실측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액 1조원당 소상공인 추가 매출은 1조4,000억~1조8,000억 원, 승수효과 1.4~1.8배에 달했다. 경기연은 “지역화폐 결제액이 100만원 증가할 때 소상공인 매출액은 145만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총량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공공 부문이 먼저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종 위원회 수당, 공공사업 대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이를 동네 가게의 선순환과 결합하면 자금이 지역 안에서 수차례 돌며 승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 해법 2: 지역 금융기관으로 월급통장 옮기기 운동

토론에서 가장 주목받은 실무 포인트다. 대형 시중은행·인터넷은행으로 향하는 급여와 보조금을 지역 상호금융(새마을금고, 단위농협, 신협)으로 유도하자는 캠페인이다.

효과는 두 가지다.

※ 자금 유출 지연: 월급을 받아 곧바로 쓰지 않고 계좌에 머무는 잔고 자체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늦추는 ‘댐’ 역할을 한다.

※ 공공 보조금의 지역 환류: 시의 각종 보조금을 대형 은행이 아닌 지역 금융기관 계좌로 받도록 조례와 캠페인을 정비하면, 보조금이 다시 지역 대출과 상인 지원으로 돌아간다.

작은 계좌 이동이 모이면 거대한 ‘태풍의 눈’처럼 의정부 내부에 탄탄한 경제 코어(Core)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 상권진흥센터는 ‘돈을 끌어오는 최전선’이 돼야

임 대표는 상권진흥센터의 역할 재정립도 주문했다. 단순 행정 지원을 넘어 중앙정부·경기도 공모사업을 적극 유치해 외부의 돈을 의정부로 끌어오는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락2지구 등 소외 우려 권역을 연결하고, 거대 유통업체 공세 속에서 소상공인 연대를 조직하는 현장 중심 조직으로 가야 한다.

“돈을 잘 버는 것만큼이나, 벌어들인 돈을 지역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GTX 시대, 의정부가 소비 도시의 한계를 넘어 자족형 경제 생태계로 가기 위한 가장 실무적인 청사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