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희 대표, 문화예술에 지역화폐를 더하다.   [사진=시사큐브]
신미희 대표, 문화예술에 지역화폐를 더하다. [사진=시사큐브]

문화예술은 무대 위 일회성 소비재가 아니다. 한 곡의 연주가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작은 공연 하나가 이웃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 치유의 에너지를 골목상권의 활력으로 연결할 수는 없을까.

‘지역살림 활성화 포럼’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신미희 ‘더 피아니스트’ 대표(CRC봉사단 단장)는 ‘지역화폐와 문화예술의 결합’에서 그 청사진을 제시했다.

◇ “예술가에게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효능감을”

지역경제를 말할 때 우리는 매출과 상품 유통만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 곁엔 연주하고, 가르치고, 그리는 수많은 문화예술 자원이 있다.

예술가에게는 연습 공간과 무대,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고, 시민에게는 비용과 거리, 정보 부족이라는 장벽이 있다. 신 대표는 “지역화폐가 바로 그 간극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상점 소비를 넘어 공연·문화교육·공간 이용까지 지역화폐 사용처를 확장하면, 경제와 문화가 동시에 순환한다는 논리다.

◇ 선행 사례가 증명한 가능성

토론에서 제시된 두 사례는 이미 검증된 모델이다.

① 성남문화재단 ‘문화통화 넘실’ - 2007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성남시는 2007년 9월부터 문화통화 ‘넘실’ 운영 및 문화통화 교육을 시작했다. 사랑방문화클럽 활성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핵심은 ‘문화통화 시스템의 기반조성’이다. 시민과 예술인 동호회, 각종 문화행사를 연계해 상호 연대와 부조를 도모하는 사업으로, 시민이 문화 자원봉사를 하면 ‘넘실’을 받고 교육 수강·공연 관람에 쓰고, 예술인이 공연을 하면 ‘넘실’을 받고, 공간을 제공한 곳도 ‘넘실’을 받는 구조다. 재능과 공간이 지역 안에서 자급자생하는 모델이었다.

② 경기문화재단 ‘문화누림, 지역화폐 드림’ - 2019년 시범 운영 후 2020년 본사업으로 확대됐다.

방식은 직관적이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 포함된 경기도 문화의 날 주간에 도내 지정 문화시설에서 공연, 전시, 체험, 캠핑 등 문화생활을 즐기면 이용료의 일정액을 지역화폐로 환급한다. 최대 1만5천원까지 환급되며, 2020년에는 이용료의 최대 50%를 지역화폐로 환급해주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관람료 부담은 낮추고, 환급된 지역화폐는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 소비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의정부에도 의정부예술의전당, 음악도서관, 미술도서관이라는 확실한 거점이 있다. 공연을 본 시민이 옆 카페와 식당을 이용하는 구조만 만들어도 문화 소비가 곧 골목 매출이 된다.

◇ 의정부에서 당장 해볼 수 있는 3가지

신 대표가 제안한 실천안은 거창하지 않아 더 설득력이 있다.

1. 지역화폐로 만나는 문화 프로그램: 소규모 음악회, 미술 체험, 악기 원데이클래스에 지역화폐 결제를 연계한다. 시민은 문턱 낮게 문화를 누리고, 예술가는 지속 가능한 무대를 얻는다.

2. 예술가와 골목상권의 밀착 결합: ‘방화마을 차차차’처럼 상가와 카페가 직접 무대가 되는 상시형 문화행사.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로 만드는 핵심이다.

3. 유휴 공간과 재능의 연결: 빈 점포, 카페 2층, 상가 공용공간을 연습실·소공연장으로 활용하고 대가를 문화통화나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새 건물을 짓지 않고도 지역 자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마지막으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 상인과 행정, 문화예술 기관이 함께 모니터링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음악회 하나, 따뜻한 관심 한 번, 그리고 지역화폐 한 번의 결제가 만날 때, 예술은 마음을 살리고 경제는 골목을 살리는 마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