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가 26일 열린 제196회 정례회 제3차 회의에서 문화복지국 소관 5개 부서(문화체육과, 도서관정책과, 복지정책과, 가족여성과, 노인장애인과)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다. 이날 감사에서는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체육·문화 인프라 사업의 절차적 하자부터 복지 일선의 관리 감독 소홀까지 시정 전반의 난맥상이 낱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쟁점별로 이날 행정사무감사의 핵심 내용을 짚어봤다.
■ 쟁점 1. 파크골프장 조성 및 운영 논란… ‘의회 패싱’ 예산 전용에 수돗물 살수까지
이날 가장 뜨거운 공방이 벌어진 분야는 문화체육과의 파크골프장 사업이었다. 구읍천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은 예산 편성 절차 위반과 안전 대책 미비로 집중포화를 맞았고, 이미 운영 중인 한여울 파크골프장은 상식을 벗어난 관리 방식과 만성 적자 문제가 지적됐다.
박윤경 의원은 구읍천 파크골프장 사업의 ‘의회 패싱’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의원은 “문화체육과가 별도 사업 예산이 없던 지난 1월 15일, 본예산에 편성된 체육시설 유지보수 예산을 끌어다 3,984만 원 규모의 설계 용역을 먼저 발주한 뒤 4월 1회 추경에서 3억 원을 확보해 사후에 장부를 맞췄다”며 “산정리 파크골프장, 영평리 게이트볼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반복되는 고의성 짙은 절차 위반이자 의회 예산 심의권을 형해화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더욱이 준공 기한을 불과 이틀 앞둔 4월 20일 민원을 이유로 용역을 중지해 놓고도, 용역이 재개되지 않은 상태인 9월 17일에 기성금 2,789만 원을 지출한 사실까지 드러나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시설 안전성과 인프라 부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경례 의원은 “당초 12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축소하면서 진입로 확장을 제외하고 주차 공간도 18면만 마련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라며 “좁은 왕복 1차로와 18면의 주차장, 피양지 한 곳으로 어르신들의 안전한 진출입과 응급차량 진입이 가능하겠느냐. 안전이 입증되지 않으면 착공 보류나 입지 변경, 나아가 사업 철회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현규 의원은 파크골프장 잔디 관리에 ‘상수도(수돗물)’를 사용하는 비상식적인 행정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반 골프장은 해저드에 빗물 등을 담수해 사용하는데, 18홀 기준 하루 100~200톤의 물이 들어가는 파크골프장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돗물을 쓰고 있다”며 “특히 한여울 파크골프장이 있는 창수·영중·관인 일대는 여름철 식수가 부족해 하루 30대 이상의 급수차를 동원했던 곳인데, 정작 골프장 잔디에는 수돗물을 뿌리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한여울 2차(36홀 증설) 사업 추진에 앞서 기존 구장의 용수 공급 체계를 담수 시설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여울 파크골프장은 연간 관리비가 14억 원에 달하는 반면 이용 수입은 2억 6,000만 원에 그쳐 심각한 적자 구조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윤경 의원은 “관외 이용객은 카카오 예약 시스템을 쓰게 하면서 관내 이용자는 협회의 반대를 이유로 현장 대기 입장을 고집해 오버부킹과 입장 지연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며 “일반 시민은 3,000원, 협회 회원은 1,000원을 받는 불합리한 요금 체계를 현실화하고 협회에 끌려다니는 운영 방식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희석 문화체육과장은 “파크골프장에 대한 시민 수요가 많아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예산 절차상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구읍천 상생 방안 마련 및 한여울 파크골프장의 지하수·담수 활용, 요금 및 예약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해 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 쟁점 2. ‘483억 투입’ 포천시립박물관… 행안부 투자심사 반려에 정체성 부재 도마 위
신북면 기지리 포천아트밸리 내에 연면적 약 7,000㎡, 총사업비 483억 원 규모로 추진 중인 포천시립박물관 건립 사업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반려된 사실이 알려지며 사업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최홍화 의원과 윤경례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7월 ▲도비 지원 규모의 공문 확약 ▲과다 계상된 총사업비 축소 ▲운영 수지(경제성) 재산정 등 3가지 사유로 사업을 반려했다. 아트밸리 입장료에 관람료를 얹는 방식으로 분석한 경제성(B/C) 지수조차 0.5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집행부는 수장고 면적 등을 줄여 총사업비를 400억 원대 초중반으로 낮추고 내년 1월 투자심사에 재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의원들은 주먹구구식 유물 구입과 박물관의 정체성 부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윤경례 의원은 “건립 재원조차 확정되지 않고 전시 공간도 없는 상태에서 2025~2026년 유물 구입 예산 6억 원 중 약 2억 9,318만 원을 들여 14점을 구입해 수장고와 근로복지관 사무실 등에 보관만 하고 있다”며 “시립박물관은 건립 이후에도 막대한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관람 수요와 재정 부담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공식 시정 요구 사항으로 처리했다.
김현규 의원 역시 “연천의 전곡선사박물관처럼 지역 고유의 명확한 특색과 타깃층이 있어야 하는데, 문화와 관광을 내세운 모호한 콘셉트로는 시민들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유물 구입 목록에 오른 ‘조선전도’와 ‘병술 3월 1일 유식년 사마방목’을 언급하며 “전국 지도에 포천이 포함되어 있다고 사고, 합격자 명단에 포천 문인(김수항)이 들어 있다고 명확한 전시 기획 없이 경매 유물을 사들이면 중구난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윤경 의원은 박물관 건립 전까지 기존 포천역사문화관의 상설·기획 전시 주기를 단축하고 소장 유물(3,013점)을 적극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 쟁점 3. 부실 행정의 민낯… ‘환매권 통지 누락’ 13억 배상·‘관객 0명’ 영화 상영
공통 및 일반 행정 분야에서는 행정 실수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사례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이미숙 의원은 문화체육과 예비비 지출 내역 중 ‘포천축구공원 조성 사업 법적 손해배상금’으로 13억 2,900만 원이 집행된 경위를 추궁했다. 포천시는 과거 축구공원 조성 당시 민간 토지를 수용한 뒤, 2010년 지구 지정 과정에서 일부 부지를 제척해 에코산단 쪽으로 편입시켰다. 관련 법령상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 10년 이내에 원토지주에게 환매권 행사 통지를 해야 함에도 시가 이를 누락했고, 결국 토지주가 제기한 손실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시는 하루 30만~40만 원씩 불어나는 지연이자를 막기 위해 항소를 포기하고 예비비로 배상금을 긴급 집행했다. 임 의원은 “행정이 기본 의무를 놓쳐 13억 원이 넘는 혈세를 배상하게 된 것은 단순 실수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며 문화체육과 소관 사업 전체에 대한 유사 사례 전수 조사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위탁 운영 중인 ‘작은영화관(포천클라우드시네마)’의 방만한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 의원은 “제출된 자료를 보면 관객이 단 한 명도 없는데 7번, 3번씩 영화를 상영한 기록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5년 8,600만 원, 올해 8월 기준 3,6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지원 예산을 기존 1,500만 원에서 올해 6,000만 원으로 4배나 증액한 근거를 따져 물었다. 황 과장은 “배급사와의 옵션 계약 관계로 관객이 없어도 의무 상영한 경우가 있었으며, 위탁 업체의 적자 폭이 커 재계약 기피 우려가 있어 배급사 부금 명목 등으로 예산을 증액했다”고 해명했으나, 임 의원은 3년 단위 계약 도중 예산을 대폭 증액한 논의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 쟁점 4. 도서관 및 복지 행정 점검… 사서 없는 도서관, 돌봄 중단, 학대 재발까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진행된 도서관정책과, 복지정책과, 가족여성과, 노인장애인과 감사에서는 시민 체감형 복지와 직결된 현안들이 다뤄졌다.

이 밖에도 최홍화 의원은 노인장애인과의 장례용품 지원 사업(1회 10만 원 상당)이 기후에너지과의 다회용기 권장 정책과 엇박자를 내며 일회용품(비닐, 종이컵 등)을 지급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유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서도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대체 지원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 쟁점 5. 감사장 달군 ‘6군단 부지 피켓 시위’… 의원 간 의사진행·신상발언 충돌
한편, 이날 본 감사에 앞서 이미숙·윤경례 의원이 아침 출근길 시청 앞에서 진행한 ‘6군단 부지 안건 관련 피켓 시위’를 두고 동료 의원 간 날 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김현규 의원은 “회계과 감사 당시 충분히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도 질문조차 하지 않았고, 지난 금요일 의원 7명이 모여 다음 주 금요일 현장답사에서 6군단 부지 안건을 다시 협의하기로 약속했다”며 “나머지 5명의 의원들과 단 한 번의 소통도 없이 집회를 강행한 것은 다른 의원들을 무관심하거나 찬성하는 것처럼 비치게 해 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에 오후 회의 속개 직후 신상발언에 나선 윤경례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윤 의원은 “오전 발언은 회의 진행이나 절차 문제를 다루는 의사진행발언의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뒤 “의회에 제출된 6군단 부지 안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한 것은 지극히 자율적인 의정 활동의 일환이자 모든 의원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맞섰다. 이어 “오늘 시위가 행감이나 회기에 지장을 준 적이 없다”며 “오히려 동료 의원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맞받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시사큐브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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