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농정의 컨트롤타워와 산하기관, 일선 읍·면·동 행정의 허점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라 드러났다.
포천시 농정의 컨트롤타워와 산하기관, 일선 읍·면·동 행정의 허점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라 드러났다.

포천시 농정의 컨트롤타워와 산하기관, 일선 읍·면·동 행정의 허점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라 드러났다.

지난 22일 열린 2026년도 포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 제1일차 오후 감사에서는 사전 수요조사 부실로 예산을 한 푼도 쓰지 못한 사업부터, 80억 원을 투입하고도 연간 수억 원의 적자를 내는 시설, 6억 원대 체납금에 30만 원만 수납한 징수 행정까지 다양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또 용역업체 연락두절로 재계약 비용이 발생한 사례, 500억 원 규모 사업의 표류, 3년 연속 ‘C등급’에 머문 도시공사의 경영실적, 청소년 시설 방치와 싱크홀 응급복구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 1. 전액 불용된 농정사업… 6억3,000만 원 체납에는 수납 30만 원

농업정책과 감사에서는 수요 예측이 부족한 사업 기획과 부실한 세외수입 징수 실태가 집중 추궁됐다.

출산 전후 여성농업인을 지원하는 ‘농가도우미 지원 사업’과 ‘포천쌀 해외수출 활성화 사업’은 집행률 0%로 예산 전액이 불용됐다. 가정 방문형 도우미보다 산후조리원을 선호하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경기미의 높은 가격으로 수출업체와 단가 협의에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사업’도 실효성 논란을 낳았다. 최근 3년간 142명 가운데 103명이 선발됐지만 영농 유지율은 68%에 그쳤다. 증빙서류 미제출과 독립경영 요건 미충족 등으로 국비 반납액은 2억4,058만 원에 달했다.

농지 불법전용 이행강제금 징수 실적은 더욱 심각했다. 올해 상반기 3명에게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모두 6억3,395만 원이었지만 실제 수납액은 30만 원에 불과했다. 미수납액은 6억3,365만 원으로, 부과액 대비 수납률은 사실상 0%에 가까웠다.

권보경 위원장은 “이행강제금은 단순히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불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행정적 강제수단”이라며 재산 압류와 원상회복 등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최홍화 위원은 9,360ha 규모의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농민들의 재산권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11월 시행 예정인 특별조치법의 적용 범위와 소급 적용 여부를 시민들에게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윤경 위원은 로컬푸드 조례 개정 과정에서 ‘인증 및 사후관리’ 조항을 삭제하려는 움직임도 문제 삼았다. 전북 익산시의 3단계 인증체계를 참고해 로컬푸드 안전성 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2. 연간 2만 건 상담하는 농업인상담소 축소 논란

농업지원과 감사에서는 농업인상담소 축소 및 인력 감축안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포천시 자치행정과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11개 읍·면·동 농업인상담소의 기능 축소와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담소 이용 실적은 2024년 1만8,654건, 2025년 2만1,055건, 올해 8월 말 기준 1만1,686건에 달했다.

이날 감사에는 농업경영인회장 등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방청석을 찾았다. 의원들은 과거 상담소 축소 이후 농민 반발로 원상복구한 전례를 거론하며 감축안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최홍화·박윤경·이미숙 위원은 “고령 농민과 귀농·창업농에게 농업인상담소는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기술지도 거점”이라며 “상담 건수와 현장 수요를 외면한 채 숫자만으로 조직을 축소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급격한 인력 감축을 피하면서 현장 서비스와 본소 연구 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대안을 마련해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 3. 연락두절 용역업체에 재계약… 500억 혁신타운도 표류

기술보급과 감사에서는 용역 관리 부실과 대규모 사업의 졸속 추진 문제가 지적됐다.

시는 1억3,500만 원을 들여 농업특화단지 조성 용역을 추진했지만, 2023년 9월 최종보고회 이후 수행업체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잔액 가운데 4,464만 원을 들여 다른 연구원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업체에 대한 선금 환수와 지체상금 부과 등 계약상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윤경례 위원은 “부실 용역업체에 대한 책임 정리도 끝내지 못한 채 혈세를 이중으로 투입했다”며 계약 관리의 허점을 질타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규모의 미래농업 혁신타운도 표류하고 있다. 시는 1억3,500만 원을 들여 용역을 완료했지만, 이후 포천~철원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을 이유로 사업을 보류했다.

이미숙 위원은 “대규모 사업일수록 주변 교통망과 상위 계획을 사전에 검토했어야 한다”며 사업 재검토 과정에서 추가 매몰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추진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산 분야에서는 조사료 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환수금과 제재부가금 164억7,908만 원이 장기 미수납된 사실도 확인됐다. 대상 법인의 무재산을 이유로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상태인 만큼 실효성 있는 징수 대책이 요구됐다.

반려견 놀이터 조성사업은 부지 미확보와 민원으로 본예산 3,600만 원과 명시이월액 1억2,000만 원을 사용하지 못한 채 재이월됐다. 화현면 운악호스랜드 폐업으로 포천시 학생 승마체험 예산이 인접한 양주시 승마장으로 전액 집행되는 문제도 개선 과제로 남았다.

■ 4. 80억 먹거리통합지원센터, 가동률 24%에 매년 3억 원 적자

포천시농업재단 감사에서는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사업성과와 운영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홍화 위원은 80억 원을 투입해 2023년 봄 문을 연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운영 실적을 공개했다. 센터 가동률은 당초 계획의 24%에 그쳤고, 최근 3년간 매출액은 4,700만 원, 7,500만 원, 4,800만 원 수준이었다. 매년 순적자는 2억5,000만~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납은 농협이 독점하고, 학교급식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주도하면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외부 원물 조달도 공공기관 입찰 규정에 막혔고, 일부 사업은 판매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역마진 구조에 놓였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은 “판로와 운영 모델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시설부터 지은 결과”라며 “민간위탁이나 농협과의 협력 등 명확한 출구전략을 연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탄강 Y자형 출렁다리 전망대 카페를 농업재단이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논란이 됐다.

김현규 위원은 민간위탁 종료를 이유로 시가 카페를 직영하는 것은 민간 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출렁다리를 이용하는 관광객에게 농산물 판매 기능을 결합한 운영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윤경 위원은 농산물 가공센터가 본래의 연구·개발 기능보다 소시지와 갈비, 디저트 등 일회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며 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5. 3년 연속 ‘C등급’ 도시공사… 문화재단은 설계비 매몰 위기

포천도시공사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다(C)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은 4억3,990만 원 흑자였지만, 고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3,49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청사 매입으로 예치금이 줄고 금리까지 하락하면서 금융수익에 의존한 수익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체육시설 부서에서는 팀장급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과 무단 인사, 근무 중 음주 등 비위로 해임 중징계를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지방계약법상 연 2회 실시해야 하는 정기 하자검사를 제때 하지 않은 사실도 지적됐다. 뒤늦게 25건을 점검해 3건을 보수했지만, 법정 점검 의무를 사전에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규 위원은 장자폐수처리장 와이어 파단으로 지하 1층이 침수된 사고의 처리 과정도 추궁하고, 천보산 자연휴양림의 시설 개선과 상·하수도 관로 인입을 요구했다.

포천문화관광재단 감사에서는 포천아트밸리 야간경관 개선사업이 관광지 확대 지정 용역과 충돌해 보류된 사실이 확인됐다. 시는 5,170만 원을 들여 실시설계를 마쳤지만 사업이 중단되면서 설계비 전액이 매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천문과학관은 누수가 심한 본관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은 채 4D 영상관만 리뉴얼해 장비 침수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경례 위원은 38문화예술창작소 실적 보고서에 실제 세부 인원 합계 3,908명보다 554명 많은 4,461명이 기재된 사실을 지적했다. 문화사업 실적 통계의 검증과 보고 체계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다.

■ 6. 1년 7개월 방치된 라면자판기… 청소년 탈의실은 직원 창고로

포천시청소년재단 감사에서는 청소년 이용시설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재단은 지난해 3월 이동교리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 라면자판기를 설치했지만, 공간 이전과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가동을 미뤘다. 올해 6월 가동을 시작했으나 잔반 처리 민원이 발생하자 다시 중단했고, 감사일인 10월까지 ‘준비 중’ 안내문만 붙인 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안과 운영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장비부터 구입한 전형적인 사전 검토 부족 사례라는 지적이다.

청소년 댄스실 이용자들을 위해 마련된 남녀 탈의실은 직원 물품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다. 탈의실 문에는 전자식 도어록과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표지가 설치돼 있었다.

권보경 위원장은 “청소년을 위해 마련된 편의시설에 자물쇠를 채우고 직원 창고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관리 소홀”이라며 즉각적인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연간 11억 원 규모의 장학사업은 수혜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지원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신읍동 청소년문화의집에는 고등학생 등 후기 청소년을 위한 전용 휴카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시됐다.

■ 7. 싱크홀은 흙으로 메우고, 과태료 징수율은 건수로 부풀려

14개 읍·면·동 감사에서는 주민 생활과 직결된 현장 행정의 허점이 지적됐다.

군내면 명산리·자작리·직두리와 신북면 기지리 도로변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지반침하 문제가 대표적이다. 수로관 파손과 제방 하부 침식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단순히 흙을 채우는 응급복구에 그쳐 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윤경례 위원은 본청 도로과와 안전총괄과가 읍·면과 함께 지하 관로와 제방 상태를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자료의 통계 작성 방식도 논란이 됐다. 군내면은 자동차 의무보험 미가입 과태료 40만2,000원 가운데 5만8,000원만 수납해 금액 기준 징수율이 14.4%에 불과했다. 그러나 감사자료에는 건수 기준 징수율 75%가 제시돼 실제 징수 실적이 과도하게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했다.

반면 소흘읍이 주민참여예산 8,000만 원을 보태 총 1억2,200만 원으로 추진한 연 3회 풀깎기 사업과, 매주 취약계층을 찾아 건강을 살핀 군내면 행복마을관리소는 적극 행정 사례로 평가됐다.

■ 수요·현장·성과 관리 전반 재점검해야

이번 감사에서는 사업을 추진하기 전 수요와 판로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예산 집행 이후 성과를 객관적으로 관리했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했는지가 공통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농업인상담소 축소와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운영, 대규모 농업사업의 표류는 현장 수요와 사업 타당성 검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도시공사와 문화관광재단, 청소년재단에서는 기관별 성과관리와 시설 운영, 내부 통제 체계의 보완 필요성이 확인됐다.

포천시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단순한 지적사항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사업 기획부터 예산 집행과 사후관리까지 행정 전 과정의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사큐브 양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