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차세대 대형 주력 로켓 'H3' 10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며, 로켓에 탑재된 '화성 위성 탐사선(MMX, Martian Moons eXploration)'이 예정된 궤도에 오차 없이 투입됐다.
지난 20일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차세대 대형 주력 로켓 'H3' 10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며, 로켓에 탑재된 '화성 위성 탐사선(MMX, Martian Moons eXploration)'이 예정된 궤도에 오차 없이 투입됐다.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고 솟구친 화염은 단순한 발사가 아니었다. 일본 다네가시마에서 쏘아 올려진 H3 10호기가 거대한 연기구름을 뚫고 궤도에 안착한 순간, 일본의 우주개발은 한 단계의 문턱을 넘었다. 로켓에 실린 화물은 세계 최초의 화성권 샘플 귀환선, MMX였다.

이번 성공이 갖는 무게는 두 가지다.

첫째는 H3라는 로켓 자체의 부활 서사다. 2023년 1호기 실패로 '일본 주력 로켓의 위기'라는 말을 들었던 H3는 6월, 8월에 이어 이번 10호기까지 3연속 발사 성공을 기록했다. 한 번의 성공은 운일 수 있지만, 세 번의 연속은 시스템이다. 대형 액체 로켓을 정기적으로, 오차 없이 쏘아 올릴 수 있는 '운용 능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기술 시연을 넘어선다. 로켓은 실험실의 성과가 아니라 발사장의 신뢰성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은 그 신뢰성의 궤도에 다시 올라섰다.

둘째는 MMX, Martian Moons eXploration가 품은 야심의 크기다. 인류는 달의 돌을 가져왔고, 소행성의 흙을 가져왔다. 그러나 화성권에서 물질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온 적은 한 번도 없다. MMX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에 착륙해 표면을 긁어모은 뒤, 다시 1년을 날아 지구로 귀환하는 5년의 대장정. 1년은 가고, 3년은 머물며 관측하고 채취하며, 1년은 돌아오는 왕복 비행이다.

왜 하필 포보스인가. 지름 22km의 작은 위성이 품은 질문이 크기 때문이다. 포보스는 화성이 잡아챈 소행성인가, 화성 충돌의 잔해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달인가. 그 기원을 푸는 열쇠는 흙에 있다. 포보스의 흙은 화성의 대기와 태양계 초기의 시간을 함께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MMX가 가져올 수십 그램의 샘플은 태양계 진화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쓸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왕복'이라는 단어다. 탐사는 가면 끝이지만, 개척은 돌아와야 시작된다. 유인 화성 탐사로 가기 위해 인류에게 필요한 기술은 가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서 돌아오는 기술이다. MMX는 그 왕복 항법, 착륙과 이착륙, 재진입이라는 가장 어려운 고리를 무인으로 먼저 풀어보겠다는 선언이다.

이 도전 뒤에는 국가 전략이 있다. 일본 정부는 우주를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못 박고 우주전략기금을 통해 민간 기술 이전과 발사 빈도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H3의 고도화와 상업적 신뢰성 확보는 그 전략의 가장 앞에 선 깃발이다. 로켓 하나가 성공하면 위성 하나가 올라가지만, 로켓 운용이 성공하면 산업 하나가 올라간다.

밤하늘을 가른 H3의 불꽃을 보며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그래서 명확하다. 우리는 무엇을 왕복시킬 것인가. 우리는 단발성 발사에 환호할 것인가, 아니면 돌아올 계획을 설계할 것인가.

우주가 다시 성장 동력이 되는 시대, 승자는 더 멀리 쏘는 나라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돌아오는 법을 아는 나라다. 이번에 궤도에 안착한 것은 MMX 한 기가 아니라, 일본이 5년 뒤 지구에서 다시 받게 될 귀환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