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대는 9일 교내 중앙도서관 6층 국제회의실에서 경기국방벤처센터가 주최한 ‘2026년 하반기 협약기업 협약식 및 기술교류회’를 유치·운영하고, 대학의 국방특화 역량 공유와 방산 중소·벤처기업 지원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사진=대진대]](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89103675895-kah1fi.png)
방위산업에서 진입장벽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기술의 벽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의 벽이다. 기술은 있는데 판로가 없고, 제품은 있는데 인증이 없는 상태. 경기북부 중소·벤처기업 71개사가 9일 대진대 중앙도서관 6층 국제회의실에 모인 이유는 그 두 번째 벽을 넘기 위해서였다.
경기국방벤처센터가 주최한 ‘2026년 하반기 협약기업 협약식 및 기술교류회’는 이름은 길지만 구조는 단순했다. 1부 현판 수여식과 방산기술보호 교육, 2부 군·기업 간 1:1 기술상담. 경기도와 포천시, 군 관계자가 한 테이블에 앉아 민간의 기술을 국방 R&D 소요기획으로 연결하는 자리다.
◇ 왜 하필 대진대인가
이날 대진대가 꺼내 든 카드는 DQMS, 국방품질경영시스템이었다. 방산에서 품질은 서류가 아니라 자격이다. DQMS 인증 없이는 납품도, 입찰도 불가능하다. 대학이 보유한 연구 인력과 장비를 기반으로 공동 R&D와 전문인력 양성, 기술사업화까지 묶어 제시한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대학이 연구실이 아니라 인증과 사업화의 관문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다.
장석환 대진대 총장의 축사도 같은 선상에 있다. “지역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과제”라는 말은, 방산을 지역산업으로 읽겠다는 의미다. 포천을 비롯한 경기북부는 다수의 군부대가 밀집한 안보 요충지이자, 동시에 접경지역 규제라는 족쇄를 찬 곳이다. 규제를 규제로만 보면 비용이지만, R&D 자산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구 6군단 부지가 던지는 질문
포천이 지금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구 6군단 유휴부지 반환과 국방부와의 토지교환 협의다. 군이 떠나면 땅이 남고, 그 땅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의 문제다. 지역 정가와 산업계가 “첨단 드론·방위산업 클러스터”를 말하는 이유다. 군사적 환경 자체를 실험장으로 쓰는 것이다. 드론을 띄울 곳이 필요한 기업과, 드론이 필요한 군이 만나는 지점에 클러스터가 생긴다.
71개 협약기업이 주목한 것도 그 지점이다. 민간의 첨단 기술을 국방에 접목하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국방의 수요를 민간의 시장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방산 시장의 높은 문턱 때문에 판로를 찾지 못하던 기업들에게 1:1 맞춤형 상담은 단순한 상담이 아니라 시장 진입을 위한 통역이다. 군이 쓰는 언어와 기업이 쓰는 언어를 맞춰주는 과정이다.
◇ 방산은 결국 생태계다
방위산업은 한 기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가 만든다. 기술보호 교육이 1부에 들어간 것도, 행정멘토가 아니라 군 관계자가 직접 상담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기술이 유출되면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수요를 모르면 기술이 사장된다.
대진대가 이번 교류회를 계기로 지자체·연구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공동 R&D 기획과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대학이 거점이 되겠다는 의미다. 연구·교육 인프라를 방산 기업의 품질과 인증, 인력으로 연결하는 허브.
접경지역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규제를 의미했다. 개발할 수 없고, 지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9일 대진대에서 열린 기술교류회는 그 문장을 뒤집는 시도였다. 규제를 R&D로, 부대를 클러스터로, 군부대 밀집 지역을 첨단 국방산업 생태계로 바꾸는 것. 71개 현판이 걸리는 순간, 포천의 안보 지도는 산업 지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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