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사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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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시장의 과열을 막고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급격하게 오르는 집값을 바라보면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정말 같은 상황인가?”

의정부의 현실은 서울과 상당히 다르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는 동안 의정부의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 정권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시기에도 의정부 시민들이 체감했던 주택시장의 모습은 서울이나 일부 핵심 지역과는 달랐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발표된 8·13 부동산 대책 역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의정부와 같은 지역의 현실까지 충분히 고려한 정책인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필자는 최근 지역 국회의원 측에 이러한 문제를 문의했다. 답변은 이해할 만했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고,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현 정부가 최선을 다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와 의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똑같이 바라봐도 되는가 하는 질문이다.

정책은 전국을 대상으로 할 수 있지만,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지역마다 다르다. 특히 의정부는 서울이라는 거대한 생활권을 배후에 둔 대표적인 베드타운 가운데 하나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지만 높은 소득을 얻지 못하는 직장인과 젊은 세대에게 의정부는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그들에게 내 집 마련은 투자가 아니다.

10년, 20년,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생 계획이다.

그런데 주택정책이 몇 달, 몇 년 사이 계속해서 바뀐다면 서민들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미래를 계획해야 할까.

오늘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서 자금을 준비했는데 내일 정책이 바뀌어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계약을 준비하는 순간 또 다른 규제가 발표된다면 실수요자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더욱 답답한 것은 부동산 정책의 목적과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는데 오히려 규제 발표를 전후해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이 줄어들며,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가격이 다시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의정부처럼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이 의정부의 실수요자에게까지 똑같이 적용된다면, 결과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에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은 의정부로 이동한다. 그런데 의정부에서도 대출이 제한되고 주택 구입 조건이 까다로워진다면 결국 이들은 다시 전세나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서민 주거 안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물론 투기 수요를 막아야 한다. 다주택자의 투기적 거래나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 역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투기 수요를 잡는 것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정책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여야 한다.

서울의 집값이 오른다고 의정부의 실수요자까지 같은 방식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는지, 지역별 주택가격과 소득수준, 공급 상황,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투자 대상이지만, 대부분의 서민에게는 가족의 보금자리이며 삶의 터전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을 계속 내놓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이 자주 바뀌고 대출 기준이 흔들리며 주택 구입의 기준이 계속 달라진다면 가장 먼저 불안해지는 사람은 투기꾼이 아니라 평범한 서민일 수 있다.

그래서 묻고 싶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속에서, 아직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 의정부의 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라면 서울과 의정부를 동일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에 맞는 세밀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의정부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것도, 무조건적인 규제도 아니다.

예측 가능한 시장이다.

오늘 세운 계획을 내일도 믿을 수 있고, 10년 뒤에도 가족과 함께 살아갈 집을 준비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확신이다.

정부가 정말 서민의 주거 안정을 원한다면 이제는 ‘얼마나 강하게 규제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하면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숫자를 잡는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는 정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의정부 같은 지역의 서민들에게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