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음악도서관이 오는 10월 1일부터 22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도서관 3층 뮤직홀에서 시민들을 위한 2026년 하반기 뮤직아카데미 ‘오페라’ 편을 운영한다. [사진=의정부음악도서관]](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89187695438-76wccy.jpg)
오페라는 극장보다 도서관에 더 잘 어울릴 때가 있다. 극장에서는 목소리가 압도하고, 도서관에서는 이야기가 남기 때문이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이 10월 한 달간 '베르디 Best of Best'를 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는 10월 1일부터 22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층 뮤직홀. 시간과 장소가 먼저 말을 건다. 전국 최초의 음악 특화 공공도서관이라는 타이틀은 전문 음향 설비 때문이 아니라, 저런 프로그램을 4주간 꾸준히 기획할 수 있는 근육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번 아카데미가 고른 네 편은 베르디를 설명하는 가장 간명한 커리큘럼이다. 10월 1일 「리골레토」는 권력 앞의 부녀애다. 10월 8일 「라 트라비아타」는 신분 앞의 사랑이다. 10월 15일 「아이다」는 조국과 사랑 사이의 선택이고, 10월 22일 「오텔로」는 의심이 만든 파국이다. 권력, 사랑, 조국, 질투. 오페라가 200년 넘게 반복해온 인간의 네 가지 질문이다.
해설을 맡은 장일범 평론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아리아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서사의 맥락을 짚어주는 사람이다. 왜 리골레토는 딸을 숨겨야 했는지, 왜 비올레타는 떠나야 했는지, 왜 아이다는 강을 건너지 못했는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다는 말은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이야기가 따라오게 만든다는 뜻이다. 시청각 자료와 함께 2시간씩 진행되는 구성은 그래서 입문자에게는 지도고, 애호가에게는 후기 베르디로 가는 복습이 된다.
의정부라는 장소도 의미가 있다. 경기 북부의 문화 지형에서 음악도서관이 맡은 역할은 공연장을 하나 더 짓는 것이 아니라, 공공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인문학과 공연 예술을 융합한 프로그램이 꾸준히 가능할 때, 시민의 향유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저변이 된다.
신청은 9월 15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회차별 80명 선착순, 참가비는 없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무료라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80명이라는 숫자다. 3층 뮤직홀에서 80명이 같은 숨으로 듣는 베르디는, 1,000석 오페라하우스에서 듣는 베르디와는 다른 밀도를 가진다. 가까워서 들리는 것들이 있다.
도서관에서 오페라를 듣는다는 것은 결국 이런 것이다. 큰 목소리 뒤에 있는 작은 대본을 읽는 일. 베르디가 4주에 걸쳐 말하려는 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다.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그리고 그 실수는 왜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이 되는가.
그 질문이 궁금하다면, 10월의 목요일 저녁을 비워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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