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사큐브, AI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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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큐브=양동원기자] 의정부 호동초등학교가 11월 14일, 전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초등학교가 된다. 토론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진흥협회가 주최하는 '제23회 전국청소년토론축제' 본선 대회가 이날 의정부시 호동초등학교에서 개최된다. 전국 청소년 500여 명이 참여하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의 독서토론 축제다.

지난 10월 5일 이 소식이 알려졌을 때,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왜 하필 의정부 호동초인가"였다. 토론축제는 통상 대도시의 대형 컨벤션센터나 대학 캠퍼스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500명이 토론을 벌인다는 발상은 낯설다. 그러나 그 낯섦이 바로 의정부가 가진 교육도시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 서류 접수는 지난 1월 1일부터 시작되어 10월 24일까지 진행 중이다. 독서토론을 기반으로 한 논제 분석과 찬반 논리 구성이 예선 과제다. 장관상이 수여되는 대회인 만큼,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500명이라는 본선 인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500개의 논리와 500개의 경청이 한 공간에서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토론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 댓글 창은 혐오로 가득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확증편향만 강화한다. 어른들의 정치 토론은 고성과 막말로 변질된 지 오래다. 그런 시대에 청소년들이 책을 읽고, 논제를 분석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토론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희망이다.

의정부시가 이 대회를 유치한 의미도 여기에 있다. 의정부는 그동안 '군사도시', '교통도시'라는 이미지로 소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악도서관, 천문대, 미술도서관 등 교육·문화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확충하며 교육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호동초등학교라는 장소를 선택한 것도 상징적이다. 거대 컨벤션센터가 아니라, 아이들이 매일 공부하는 초등학교에서 전국 최대 토론축제를 연다는 것. 교육의 본질이 거창한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생각에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물론 과제는 있다. 500여 명의 청소년과 학부모, 지도교사 등 1,0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호동초로 몰리면 교통과 안전, 숙박 문제가 뒤따른다. 의정부시가 단순히 장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위한 교육·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토론축제 참가자들이 의정부 음악도서관을 찾아 토론 주제와 관련된 책을 함께 읽거나, 천문대에서 밤하늘을 보며 토론의 여운을 나누는 프로그램이 결합된다면, 토론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의정부 교육 브랜드가 될 수 있다.

10월 24일 예선 마감이 끝나면, 이제 본선 준비가 시작된다. 장관상을 놓고 벌일 500명의 논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 논쟁의 무대가 하필 의정부 호동초등학교라는 사실이, 어쩌면 토론이 사라진 시대에 의정부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토론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가. 그리고 그 토론을 위한 무대를 제대로 마련하고 있는가.

11월 14일, 호동초에서 울려 퍼질 500명의 목소리를 기대한다. 그 목소리가 의정부를 교육도시로 기억하게 하는 첫 문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