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훅 끼쳐오는 차가운 냉기. 입가에 맺힌 하얀 입김 너머로 묵직한 화강암 스톤이 거친 마찰음을 내며 얼음 위를 미끄러졌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숨죽여 스톤의 궤적을 쫓던 이들의 탄성과 환호가 경기장 높은 천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지난 10월 23일 오후 1시, 의정부컬링경기장 은빛 빙판 위에 특별한 팀들이 모였다. 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국제로터리3690지구 의정부로타리클럽, 멀리 바다를 건너온 국제로터리3662지구 제주아라로타리클럽과 손잡고 마련한 ‘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컬링교실’ 현장이다.
이날 빙판에 오른 주인공들은 복지관 주간이용시설과 임가공 훈련실, 소울메이트, 일상지원팀 등 지역 장애인 34명과 두 지역 로타리클럽 회원들이었다.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 서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이들은 안전모와 빙상화를 단단히 조여 매고 몸을 풀며 긴장을 털어냈다.
“손잡이를 가볍게 쥐고, 앞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밀어보세요.”
생소한 동계 스포츠, 20kg에 달하는 묵직한 스톤을 마주한 참가자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참가자들의 흔들리는 자세를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고, 시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아갈 방향을 짚어주었다. 기초 투구 동작과 빙판을 닦는 빗자루(브룸)질을 배우는 사이, 차갑게 굳어 있던 손끝은 온기로 데워졌다.
오후 2시를 넘기며 시작된 팀별 친선경기. 더 이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은 없었다. 빨간 조끼와 파란 조끼를 나눠 입은 이들은 오직 원형 표적(하우스) 중심을 향해 머리를 맞대는 하나의 ‘팀’이었다.
“스위핑! 슥, 슥!” 얼음 표면을 맹렬히 쓸어내는 솔질 소리와 함께 힘차게 굴러간 스톤이 상대 팀 스톤을 경쾌하게 쳐내며 멈춰 서자, 빙판 곳곳에서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소리가 터져 나왔다.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조금 서툰 참가자도 힘껏 손끝을 떠나보낸 스톤이 원 안에 안착할 때마다 아이처럼 펄쩍 뛰며 환하게 웃었다.
일상에서 동계 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이번 컬링교실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섰다. 땀방울을 나누고 같은 목표를 향해 호흡을 맞추며, 서로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온전한 교류의 장이었다.
송경주 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여가활동의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두 시간 남짓 이어진 경기가 끝나고 냉기 가득한 경기장을 나서는 이들의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빙판 위에서 맞잡았던 온기는 경기장 밖 일상으로도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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