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2027년도 예산안의 편성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연설문에서 내년 예산안을 "더 큰 성장, 더 따뜻한 민생, 더 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2027 국민 예산'"으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1년 5개월 동안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던 경제 흐름을 되돌리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며 "두 차례 추경과 확장적 본예산을 통해 중동전쟁 충격으로부터 경제와 민생을 지켜낸 결과 뚜렷한 V자형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3.8% 성장, 연간 수출 1조 달러 가시권, 1인당 국민총소득 4만 달러 돌파로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 6번째 '5040 클럽' 진입 전망, 1998년 외환위기 공적자금 97조 2천억 원 내년 상환 완료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이어 "나라 경제는 좋아졌는데 내 살림은 팍팍하다는 절박한 호소에 답해야 할 때"라며 "성장이냐 분배냐는 낡은 이분법을 넘어 소수 기업과 특정 지역·계층에 집중된 '소수의 성장'이 아닌 모든 국민이 기회와 성과를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민생 프로젝트'와 '3대 메가 프로젝트', '7대 SEED'를 언급했다.

이날 연설 도중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말씀하실 게 있으면 하시고, 제가 마저 하겠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데 자꾸 방해를 하네"라며 연설을 이어가기도 했다.

■ 820.9조원 역대 최대, 3대 편성 원칙 제시

2027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 9천억 원으로 편성됐다.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자 최대 규모다.

편성 원칙으로는 ▲ 담대하게 투자하되 비효율에 낭비하지 않는다 ▲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을 우선한다 ▲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을 우대한다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2,100여 개 기존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 총 107조 2천억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저소득층 혜택이 적었던 17개 조세지출 1조 9천억 원을 재정지원으로 전환하고,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지방우대 사업도 61개로 늘렸다고 밝혔다.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20년 만에 가장 양호해지고, 국가채무 비율도 51.6%에서 48.3%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국채를 발행해도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며 "IMF, OECD 등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도 재정수지 개선과 미래대응기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축에 집중 투자하고, 여유자금은 세수 부족 시 재정 여력 보강에 활용해 불황기 지출 축소를 방지하고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복지 신청주의→자동주의, 청년예산 53.5% 증액

예산안의 첫 번째 축은 격차 완화와 민생 지원이다.

내년부터 주요 사회보장급여의 신청주의를 자동주의로 개편해 자격이 있으면 신청 없이도 자동 지급한다. 60여 개 복지사업의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7% 인상하고,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를 월 221만 8천 원까지 높인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어르신에 월 최대 3만 원 추가 지원, 부부 감액 비율 절반 축소로 최대 68만 4천 원까지 인상한다. 노인일자리는 118만 개로 3만 개 확대,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장애인연금 대상은 35만 명에서 61만 명으로 확대한다.

먹거리 지원을 위한 '그냥드림센터'를 전국 시·군·구에 설치하고, 위기 가구에 긴급생계지원 30만 원을 선지급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으로는 코로나19 피해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을 위해 5조 4천억 원 규모 조정과 5천억 원 재원 지원, 고용보험 미가입 자영업자·프리랜서 육아수당 150만 원 신설, 지역사랑상품권 25조 6천억 원과 온누리상품권 4조 5천억 원 발행 등을 제시했다.

청년 예산은 올해보다 53.5% 늘린 43조 3천억 원이다. 대학생 6만 명 인턴학기 도입 등으로 일경험·훈련·구직 지원 대상을 56만 명에서 72만 명으로 늘리고, 출생부터 18세까지 부모·정부가 연 200만 원씩 저축하면 약 7천만 원을 적립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 19~34세 누구나 가입 가능한 청년미래적금, 청년 공적임대 10만 6천 호, 역세권 중산층용 보편형 임대 2만 호 공급을 담았다.

혼인·출산 패키지로는 혼인지원금 100만 원, 아이맞이지원금 최대 2천만 원, 12세까지 월 20만 원(우대지역 30만 원) 아동기본수당, 0~1세 가정양육 시 월 30만 원 추가 지급안을 내놨다.

지방 분야에서는 국토대전환과 지방주도성장에 올해의 두 배인 33조 원 투자,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 세종 이전 단계적 추진,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연내 확정, 설비투자액 최대 50% 지원하는 성장엔진특별보조금 신설, 5극 3특 권역별 성장거점 조성,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 5천억 원, 지방 국립대 30개교 등록금 전액 지원,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농어촌 기본소득 35개 군으로 확대, 공익직불금 3조 원 시대를 제시했다.

■ AI 21.3조, R&D 39.5조... 국방 73.3조 편성

두 번째 축은 미래 투자다. '3대 메가프로젝트'인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전반에 올해 두 배 수준인 21조 3천억 원을 투자한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 신설, 수도권 팹 조기 가동과 서남권 클러스터에 2조 원, 8대 분야 피지컬 AI 실증에 5천억 원, 전력·용수·산단 인프라에 2조 1천억 원, 프론티어 AI 개발에 4조 7천억 원을 배정했다.

NEXT 10대 전략기술에 13조 8천억 원, 연구개발 예산은 4조 원 늘려 역대 최대인 39조 5천억 원을 편성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2조 8천억 원, 전기차 보조금 43만 대, 문화강국 도약을 위해 11조 6천억 원 투자 계획도 밝혔다.

세 번째 축은 안전과 평화다. 국방 예산은 8.2% 증액한 73조 3천억 원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전력, 핵추진잠수함과 KF-21 등 핵심전력 확보, AI·로봇·드론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군 초급간부 보수 월 300만 원 수준 인상, 보훈보상금·참전명예수당 인상, 풍수해 정비와 녹조 제로 목표 수질 개선, 화재·폭발 취약사업장 지원과 산재보험급여 선보장제도, 자살 고위험군 전주기 관리, 1조 4천억 원 규모 자원안보기금 신설과 석유 비축 2천만 배럴 추가 확충 등을 포함했다.

이 대통령은 "관건은 실행과 속도"라며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이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 심의 과정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의견은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