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의장을 비롯한 송흥석, 김재수, 이은경, 정진호, 한완수 의원은 10월 30일 오전 어수정 터 복원사업 부지 내 매장유산 정밀발굴조사 현장을 찾았다.
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의장을 비롯한 송흥석, 김재수, 이은경, 정진호, 한완수 의원은 10월 30일 오전 어수정 터 복원사업 부지 내 매장유산 정밀발굴조사 현장을 찾았다.

눅진한 흙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삽날이 긁고 지나간 황톳빛 단면 아래로 600여 년 세월의 압력을 견뎌낸 둥근 석축이 드러났다. 배수 펌프의 호스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가운데, 돌 틈 사이에서 솟아오른 차가운 지하수가 바닥에 고여 가을 햇살을 오롯이 튕겨냈다. 알루미늄 사다리가 비스듬히 걸쳐진 우물 밑바닥은 생각보다 깊고 서늘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자의 난' 이후 왕위를 내려놓고 함흥으로 향하던 길에 목을 축였다는 전설이 깃든 곳. 동두천 어수정(御水井) 터가 마침내 두터운 토양을 털어내고 제 윤곽을 세상에 드러냈다.

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의장을 비롯한 송흥석, 김재수, 이은경, 정진호, 한완수 의원은 10월 30일 오전 어수정 터 복원사업 부지 내 매장유산 정밀발굴조사 현장을 찾았다.

동두천시 생연동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은 발굴 현장은 팽팽하게 쳐진 안전선과 푸른 천막, 파헤쳐진 흙더미로 둘러싸여 있었다. 현장 바닥에는 흙을 털어내던 소형 호미와 붓, 붉은 플라스틱 양동이, 물바가지가 곳곳에 놓여 있어 치열한 발굴 작업의 긴장감을 전했다.

동두천시는 어수정 복원을 위해 지난 2025년 8월 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당시 1978년까지 존재했던 팔각정의 방형 기초부와 그 아래 묻혀 있던 원형 우물지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재)한백문화유산연구원이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정밀발굴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현장에 쪼그려 앉은 발굴단 관계자가 켜켜이 맞물린 돌들의 치석(治石) 상태와 배수 구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하자, 시의원들은 우물 안쪽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질문을 던졌다. 불규칙한 자연석을 정교하게 다듬어 둥글게 쌓아 올린 우물 벽체는 세월의 이끼와 토압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단단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임현숙 동두천시의회 의장은 파헤쳐진 흙벽 너머를 응시하며 현장 조사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임 의장은 “어수정은 단순한 옛 우물이 아니라 조선 왕조 개창자의 발자취와 동두천의 뿌리가 교차하는 살아 숨 쉬는 역사”라며 “흙 속에 묻혀 있던 유구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철저하고 정밀한 고증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두천시의회는 어수정 터가 단순한 복원을 넘어 시민들이 역사적 정체성을 체감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하 2m 남짓 파내려간 우물 바닥에서 길어 올려진 물은 손끝이 아릴 만큼 차가웠다. 잊혀가던 구전(口傳)의 역사가 차가운 암석과 물줄기를 통해 눈앞의 실체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