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입과 세출 간 시차를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차입하는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이용 규모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세수 여건 개선에 힘입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한국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 43.5% 급감… 반도체 호황에 세수 여건 개선   [사진=시사큐브, AI활용]
올해 1~7월 한국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 43.5% 급감… 반도체 호황에 세수 여건 개선 [사진=시사큐브, AI활용]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정부의 대정부 일시대출 누적액은 총 64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13조 9,000억 원 대비 49조 6,000억 원(43.5%) 급감한 수치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17조 원, 2분기 27조 1,000억 원을 차입했으며, 7월에도 20조 2,000억 원의 추가 대출이 발생했으나 같은 달 36조 1,000억 원을 상환하면서 7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남지 않은 상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은 세금이 유입되기 전 정부가 복지비나 인건비 등의 지출 소요를 충당하기 위해 단기간 자금을 빌리는 제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90조 5,000억 원이었던 1~7월 누적 차입액은 세수 결손이 본격화된 2023년 100조 8,000억 원, 지난해 113조 9,000억 원까지 매년 가파르게 불어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력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힘입어 법인세수가 늘어나면서 단기 차입 압박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 규모와 기간이 축소되면서 올해 1분기 발생한 이자액 역시 85억 5,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445억 3,000만 원) 대비 80.8% 감소했다.

다만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는 한은 차입액 감소만으로 국가 재정이 완전히 정상화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시대출은 국가채무의 총량이나 재정수지의 근본적 건전성보다는 정부의 단기적 현금 흐름만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재정증권 발행 규모의 변화나 재정 집행 시기의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세수 회복세가 반도체 업황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향후 실적 변동에 따라 재정 여건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진석 의원은 반도체 호황에 기댄 일시적 개선을 넘어 엄정한 재정 수지 검증과 구조적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