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국내 양대 반도체 종목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순매도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 5조 2,120억 원, SK하이닉스 7조 8,180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이어진 순매수 흐름에서 완전히 돌아선 결과로,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맞물려 국내 반도체 주식시장의 수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5개월 만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순매도 전환… 외국인 매도에 수급 부담 가중   [사진=시사큐브, AI활용]
개인 투자자, 5개월 만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순매도 전환… 외국인 매도에 수급 부담 가중 [사진=시사큐브, AI활용]

이번 매도 전환은 오픈AI의 신규 인공지능(AI) 모델 ‘아스트라’ 공개 등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를 높이는 대외 호재 속에서 이루어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개인들의 매도세가 최근 코스피 전체의 상승 탄력 둔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강화 이후 관련 반도체주로 유입되던 투자 수요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미국 주요 기술주에 대한 투자 문턱이 낮아진 점 역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로 분산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알파벳, 브로드컴, 메타 등 미국 빅테크 종목을 대거 순매수 상위권에 올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역시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우위 기조를 유지하며 이달 들어서만 각각 1조 9,6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에 힘입어 최근 주요 수급 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 측이 삼성전자 4조 6,580억 원, SK하이닉스 9조 8,900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양 종목의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산업 확산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의 탄탄한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만큼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남아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이 향후 해외 매출 환산 과정에서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반도체 관련 이익 모멘텀의 추이에 따라 증시 대기 자금이 소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