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34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 압박이 가중되면서,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연간 합산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전망에도 제동이 걸린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 급락 직격탄 맞은 국내 반도체… 두 달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 21조 원 증발    [사진=시사큐브, AI활용]
원/달러 환율 급락 직격탄 맞은 국내 반도체… 두 달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 21조 원 증발 [사진=시사큐브, AI활용]

금융시장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5.9원을 기록했다. 이는 두 달 전인 7월 10일 기록한 1,501.4원과 비교해 10.4% 급락한 수치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기존 661조 원에서 640조 원으로 하향 조정되며 약 21조 원의 이익 증발이 발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384조 원에서 377조 원으로, SK하이닉스는 277조 원에서 263조 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기존 199조 원에서 188조 원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매출 대부분이 달러화로 결제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사업 구조에 기인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 258조 6,000억 원 중 95%를 상회하는 245조 7,000억 원을 해외 수출을 통해 거두어들였다. SK하이닉스 역시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4조 7,500억 원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양사는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관련 지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경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환율 하락 충격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성장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 발표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의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관련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가운데, 3분기에도 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4) 수요 급증과 서버용 디램(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강세가 맞물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