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용 가스버너 위 프라이팬에서 기름이 튀어 오르며 달큼하고 고소한 기름내가 천막 밖으로 훅 끼쳐왔다.
노릇하게 부쳐낸 빈대떡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익어가고, 주걱을 쥔 봉사자의 손놀림에 따라 꿀호떡 떡마리가 먹음직스럽게 부풀어 오른다. 바로 옆 대형 들통에서는 뽀얀 김과 함께 뜨끈하고 짭조름한 어묵 국물 냄새가 찬 가을바람을 타고 흩날린다.
바깥 천막 한쪽에 내걸린 하얀 현수막 위로는 ‘싸게 사고, 이웃도 돕고!’라는 붉은 글씨가 파란 하늘 아래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손수레 바퀴가 덜컹거리는 소리와 “이거 참기름 한 병 얼마예요?” 묻는 투박한 목소리들이 뒤섞이며 장터의 아침을 깨웠다.
사단법인 솔모루1%사랑나누기운동본부가 14일 소흘읍주민자치센터 앞마당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2026 이웃돕기 알뜰시장’ 첫날 장을 열었다.
창고형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짙푸른 방수포 바닥 위로 지역 기업과 농가들이 정성스레 보탠 물품들이 빼곡하게 줄을 맞췄다.
어룡동 ㈜진조미식품에서 후원한 콩메주 된장과 청매실 고추장 단지들이 묵직한 자태로 매대 중심을 잡았고, 그 옆으로는 비타민E가 풍부하다는 노란 뚜껑의 참기름 병과 붉은 양념이 듬뿍 밴 배추겉절이·달랑무 김치 통들이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중면 ㈜다정식품의 라임차와 레몬청 파우치가 은빛 포장지를 뽐냈고, 소흘읍 ㈜꽃샘식품의 꿀 생강차와 밤티라미수 라떼 상자가 달큼한 온기를 더했다. 가산면 효천푸드의 소면과 메밀국수, 창수면 ㈜블루밀의 푸르밀국수와 우정식품의 당면 박스들도 빈틈없이 쌓여 있었다.
가을 들녘의 결실도 풍성했다. 비닐봉지 안에서 발갛게 익어 달큼한 향을 풍기는 사과, 알이 굵고 탱글탱글한 연둣빛 샤인머스캣 상자들이 매대를 화사하게 채웠다. 바다 건너 완도 홍도김 박스들이 탑처럼 높게 쌓여 든든함을 보탰다.
먹거리뿐만이 아니었다. 원형 탁자 위에는 정갈하게 포개어진 뚝배기와 사각 접시, 대접 등 도자기 식기류가 줄지어 진열됐고, 긴 목재 테이블 위에는 털신과 운동화, 슬리퍼, 구두 등 다양한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주인을 기다렸다. 돌돌 말린 카펫 롤 사이로 옷가지를 만져보며 원단 질감을 매만지는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오갔다.
행사장 바깥 테이블에서는 설탕 가루가 하얗게 묻은 바삭한 꽈배기 상자 앞에서 동전과 지폐를 세는 손길들이 부지런히 닿았고, 종이컵에 담긴 매콤달콤한 떡볶이와 어묵 꼬치가 쌀쌀해진 날씨 속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나눔의 현장에는 지역사회의 온정이 묵직하게 더해졌다. 소흘농협 김재원 조합장과 임원진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큰 힘을 보탰으며, 해바라기봉사단과 소흘읍생활개선회 회원들은 초록색 조끼를 맞춰 입고 앞치마를 두른 채 종일 음식 조리와 물품 정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달궈진 팬 앞에서 연신 땀을 훔쳐 가며 지짐이를 뒤집고, 찾아온 이웃에게 국수 한 봉지를 건네는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종일 환한 미소가 번졌다.
솔모루1%사랑나누기운동본부 관계자는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소흘농협과 아낌없이 물품을 후원해 준 기업들, 정성껏 일손을 보태주신 봉사단체 회원분들 덕분에 첫날부터 훈훈한 온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이웃돕기 알뜰시장은 오는 10월 16일 금요일까지 사흘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소흘읍주민자치센터 앞에서 이어진다. 장터에서 모인 수익금 전액은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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