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창 더불어민주당 포천시·가평군 지역위원장 [사진=양상현 기자]](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91921825045-61gxqt.jpg)
2021년 12월 20일 오전 7시 30분. 영하의 칼바람이 매섭던 옛 6군단 부지 앞에서 우리는 시민들과 함께 피켓을 들었다. '시유지를 반환하라'는 외침으로 시작된 그 아침 집회는 한 달 동안 매일 이어졌다. 살을 에는 추위도 꺾지 못한 것은, 70여 년간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감내해 온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그리고 시민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시민의 외침은 곧 정부를 향한 공식 건의로 이어졌다. 당시 박윤국 시장의 노력으로 2022년 1월 14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옛 6군단 부지 내 시유지 반환과 활용 방안을 건의했고, 필자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이후 포천시와 국방부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기부대양여 방식의 부지 이전을 협의해 왔다.
그러나 협의가 구체화될수록 기대만큼이나 무거운 현실도 드러났다. 필자는 시의원 시절부터 시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수차례 경고했다. 기부 재산 규모 2,318억 원이라는 숫자를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개발의 장밋빛 전망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방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포천시가 감당할 수 있는지, 민간사업자가 뛰어들 만큼 사업성이 확보되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포천시는 이 경고를 충분히 새기지 못했고, 국방부와의 협상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필요한 군사시설 이전 비용이 당초 2,318억 원에서 3,550억 원으로 무려 1,232억 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민간사업자 참여를 전제로 해도 이 정도의 비용 증가는 사업성 자체를 흔들고, 추진 동력마저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제 달라진 여건을 직시하고 우선순위를 다시 짜야 한다. 해법의 출발점은 우리가 처음 거리에서 외쳤던 그 요구, 바로 '시유지 반환'이다.
약 27만 평에 달하는 옛 6군단 부지 중 포천시 소유의 시유지는 약 8만 평이다. 나머지 19만 평의 국방부 소유 국유지 역시 포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땅이지만, 두 과제를 한꺼번에 풀려다 가장 시급한 시유지 반환마저 늦춰서는 안 된다.
다행히 최근 포천시와 국방부가 시유지 일부를 국방부 소유 토지와 교환하는 방식에 합의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어렵게 마련한 합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토지 교환과 잔여 시유지 반환을 위한 후속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합의의 완성은 서류상의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시민이 그 땅을 실제로 딛고 활용하는 순간에 이뤄진다.
다음 단계를 위해선 시유지 반환과 국유지 확보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시유지는 포천시민의 재산이므로 당당하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국방부 소유의 국유지는 '반환'의 논리로 접근할 수 없다. 현행 법과 제도 안에서 확보 방안과 비용 부담을 따져야 하며, 기부대양여 방식을 택한다면 사업성에 대한 더욱 철저하고 냉정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포천시의 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부담은 제도 개선으로 풀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선원 의원 등 11인이 지난 2월 4일 발의한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정안은 △일정 요건 충족 시 대체시설 기부 전 일부 재산의 우선 양여 △국방부가 부담하기로 합의한 위험물 제거·토양오염 정화 비용의 양여재산 가격 공제 △양여 전 무상 사용·수익 허용 등 기부대양여 사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특례를 담고 있다.
이 입법 논의가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대체시설 건립비를 지자체가 먼저 떠안아야 하는 구조, 기부·양여 재산의 가치 산정과 차액 처리의 불합리성, 토양오염 정화 비용 전가 문제까지, 지방자치단체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포천시 역시 협의 과정에서 드러난 어려움과 현장의 요구를 국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실제 사업에 적용 가능한 지원 근거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내가 제안하는 해법은 명확하다. 시유지 반환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며, 부지 확보와 개발을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첫째, 8만 평의 시유지부터 돌려받아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고 원상회복과 활용 준비에 착수한다. 둘째, 반환 부지의 정비와 함께 주변 지역 개발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국방부 소유 부지 확보를 위한 사업성과 협상력을 높인다. 셋째, 이를 토대로 기부대양여 사업과 군부대 이전을 본격 추진하고, 나아가 포천 발전의 또 다른 걸림돌인 15항공단 이전까지 내다보는 중장기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을 포천시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포천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군사시설과 중첩 규제로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왔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에 따라 국가의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정당한 요구를 실제 지원과 성과로 연결하려면, 그에 걸맞은 법률적 근거와 실행 가능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동시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구체적인 전략이 있을 때 비로소 70년의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기부대양여 협의에만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어렵게 일군 시유지 반환 합의가 또 다른 기다림으로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 반환을 위한 행정절차를 서두르는 동시에, 반환 이후의 활용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반환 이후 건물 철거와 토양 정화 등 원상회복에만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5년을 허송해서는 안 된다. 땅을 되돌리는 동안 개발 수요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가 지원과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며, 군사시설 이전의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시간으로 써야 한다. 반환과 활용, 그리고 다음 부지 확보를 위한 준비가 동시에 맞물려 돌아갈 때 단계적 추진은 비로소 실질적 성과가 된다.
시유지 반환은 포천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다. 처음 거리에서 시민과 함께 외쳤던 그 초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땅부터 돌려받고, 그 땅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준비를 하며, 이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
연제창 더불어민주당 포천시·가평군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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