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상임대표 최경호)가 개발을 이유로 철거·이전 논의에 놓인 두레방 옛 건물을 '기억과 인권의 공공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론의 장을 열었다.[사진=의정부시민사회연대]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상임대표 최경호)가 개발을 이유로 철거·이전 논의에 놓인 두레방 옛 건물을 '기억과 인권의 공공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론의 장을 열었다.[사진=의정부시민사회연대]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상임대표 최경호)가 개발을 이유로 철거·이전 논의에 놓인 두레방 옛 건물을 '기억과 인권의 공공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론의 장을 열었다.

연대회의는 지난 8일 의정부문화역 이음 모둠홀에서 '두레방 옛 건물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두레방이 20여 년간 활동해 온 옛 고산성병진료소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고, 구체적인 보존·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토론회에서는 기지촌 여성 인권침해의 역사와 국가책임, 장소와 기억의 의미, 갈등기억유산으로서의 보존 가치, 향후 공공적 활용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기지촌여성인권연대 대표는 미군 기지촌 여성에 대한 국가의 조직적 관리와 통제가 한·미 양국의 안보와 외화획득이라는 국가적 목적 아래 이뤄졌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2022년 대법원이 기지촌 조성·관리·운영 과정에서 국가 책임을 인정한 만큼, 관련 시설과 장소를 보존하고 피해 여성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현주 시각예술가·《빼뻘-마을은 미술관》 기획자는 두레방이 단순한 단체 사무실이 아니라 기지촌 여성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시민과 연구자에게 연결해 온 '살아 있는 박물관'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옛 성병진료소의 의미는 건물 한 채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제시됐다. 빼뻘마을의 길과 집, 과거 미군을 상대로 했던 상점과 클럽, 미군기지 담장과 출입문, 오랜 세월 마을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기억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특정 과거를 박제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바라보는 '살아 있는 기억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누구의 기억을 남길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제기됐다. 기지촌 여성을 단순한 피해의 대상으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이자 역사와 기억의 주체로 인정해야 하며, 행정이 일방적으로 활용 방안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피해 당사자와 주민, 시민사회, 전문가가 공간의 성격과 기록 방식, 운영 주체까지 처음부터 함께 결정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토론은 두레방 옛 건물 보존이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가폭력과 여성 인권침해 현장을 보존해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고 같은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성찰의 공간, 전쟁과 군사주의, 국가 통제와 여성 인권, 지역사회 변화를 함께 배우는 공공의 배움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상임대표 최경호)가 개발을 이유로 철거·이전 논의에 놓인 두레방 옛 건물을 '기억과 인권의 공공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론의 장을 열었다.[사진=의정부시민사회연대]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상임대표 최경호)가 개발을 이유로 철거·이전 논의에 놓인 두레방 옛 건물을 '기억과 인권의 공공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론의 장을 열었다.[사진=의정부시민사회연대]

연대회의는 "두레방 옛 건물 보존은 특정 단체만의 요구가 아니라 의정부가 지역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관한 공공의 문제"라며 "의정부시는 물리적 보존 여부를 넘어 그곳에 축적된 역사와 기록을 어떻게 보존·개방·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주민, 시민사회, 전문가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공식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경호 상임대표는 "두레방 옛 건물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아픈 역사와 여성들의 삶, 국가폭력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라며 "이 공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역사를 배우고 인권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되살리는 것이 의정부가 선택해야 할 미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