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 제24회 포천시민의 날 축제가 열린 포천종합운동장 한편에 자리 잡은 ‘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스는 이른 시간부터 독특한 기계음과 인파로 붐볐다.[사진=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지난 10월 11일, 제24회 포천시민의 날 축제가 열린 포천종합운동장 한편에 자리 잡은 ‘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스는 이른 시간부터 독특한 기계음과 인파로 붐볐다.[사진=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위잉—”

모터가 돌아가자 플라스틱 파쇄기 투입구 안쪽에서 딱딱한 병뚜껑들이 으깨어지는 거친 파열음이 일었다. 뒤이어 소형 사출기 노즐 부근에서 플라스틱이 열에 녹아내리며 특유의 찌릿하고 매캐한 냄새가 텐트 안쪽으로 은은하게 퍼졌다.

지난 10월 11일, 제24회 포천시민의 날 축제가 열린 포천종합운동장 한편에 자리 잡은 ‘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스는 이른 시간부터 독특한 기계음과 인파로 붐볐다. ‘병뚜껑! 키링으로 재탄생’이라는 파란색 플래카드가 걸린 천막 아래, 시민들의 시선은 투명 아크릴 통 가득 담긴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조각들에 꽂혔다.

이날 부스 탁자 위에는 빨강, 노랑, 파랑, 연두색 등 색상별로 곱게 갈린 플라스틱 칩(플레이크)이 투명한 사각 용기마다 층층이 채워져 있었다. 모두 지역 주민과 지인들이 일상에서 버리지 않고 손수 모아온 페트병 뚜껑들이다.

“수거하고, 씻고, 바짝 말린 뒤 이렇게 색깔별로 분쇄합니다. 이걸 녹여서 틀에 부으면 단단한 키링이 돼요.”

흰 장갑을 낀 관계자가 설명과 함께 잘게 부서진 파란색 칩 한 줌을 작은 계량 스푼으로 떠 사출기 실린더에 밀어 넣었다. 레버를 지그시 내리자 압력계 바늘이 튀어 올랐고, 금형 틀 틈새로 걸쭉하게 녹아든 재생 수지가 빈틈없이 스며들었다.

잠시 후 차갑게 식은 금속 틀이 ‘탁’ 소리를 내며 열리자, 매끄러운 윤기를 머금은 초록색 네잎클로버와 노란 꽃 모양의 키링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11일, 제24회 포천시민의 날 축제가 열린 포천종합운동장 한편에 자리 잡은 ‘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스는 이른 시간부터 독특한 기계음과 인파로 붐볐다.[사진=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지난 10월 11일, 제24회 포천시민의 날 축제가 열린 포천종합운동장 한편에 자리 잡은 ‘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스는 이른 시간부터 독특한 기계음과 인파로 붐볐다.[사진=포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틀에서 갓 꺼낸 키링을 손바닥에 얹은 한 시민은 아직 가시지 않은 플라스틱의 미지근한 온기를 만지작거리며 감탄을 터뜨렸다. 분리수거함이나 길바닥에 나뒹굴던 쓰레기가 불과 몇 분 만에 가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세상 단 하나의 공예품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부스 주변에서는 친구, 연인과 함께 키링 고리에 색색의 매듭 줄을 꿰는 체험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손가락 끝으로 작은 고리를 엮어내던 한 참가자는 “생수병을 딸 때마다 무심코 버리던 뚜껑이 이렇게 예쁜 열쇠고리가 될 줄은 몰랐다”며 완성된 키링을 가방에 조심스레 걸어 보였다.

협의회 관계자는 “많은 분이 십시일반 병뚜껑을 모아주신 덕분에 버려지는 자원의 가치를 직접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일상 속 작은 분리배출 실천 하나가 환경을 살리고 미래를 바꾸는 시작점”이라고 전했다.

따가운 가을볕 아래 쉼 없이 돌아간 소형 사출기의 온도는 시민들이 손에 쥔 키링의 단단한 촉감으로 굳어졌다. 재활용의 거창한 구호 대신, 직접 만지고 보고 냄새 맡으며 깨달은 환경의 무게가 축제장을 나서는 시민들의 손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