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경기 의정부시갑) [사진=박지혜의원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경기 의정부시갑) [사진=박지혜의원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숫자가 말하는 청년 일자리 지도는 참담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청년 고용 위기는 더 이상 '취업자 수가 줄었다'는 양적 위기가 아니다. 어디로 가느냐는 질적 붕괴다.

20~29세 고용보험 신규 취득자는 2022년 794.8만 명에서 2025년 736.6만 명으로 3년 연속 줄었다. 58만 개의 사회 첫 진입로가 사라졌다. 문제는 그 남은 자리마저 완전히 바뀌었다는 데 있다.

■ 청년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가 가장 먼저 사라졌다

감소는 청년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곳에 집중됐다. 제조업은 2021년 128.9만 명에서 2025년 103.4만 명으로 25.5만 명, 19.8%가 증발했다. 전 업종 중 감소 폭 1위다. 정보통신업은 더 심각하다. 34.2만 명에서 26.9만 명으로 21.3% 감소, 정점이던 2022년 대비로는 26.5%가 사라졌다. 건설업 16.4%, 도소매업 14.3%,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9.0%까지, 청년들이 선망하던 성장 산업의 문이 일제히 닫히고 있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숙박·음식점업과 보건·복지업이었다. 숙박·음식점업은 63.3만 명에서 77.7만 명으로 22.7% 증가했고, 보건·복지업은 118.2만 명에서 141.4만 명으로 19.6% 늘었다. 지난 4년간 20대 취득자가 늘어난 5개 업종에서 늘어난 39.8만 명 중 94.5%가 이 두 업종에 쏠렸다.

결과는 상징적이다. 2021년만 해도 20대 취득자 중 숙박·음식점과 보건·복지 비중은 23.4%였고, 제조·정보통신·전문과학기술·금융보험 4개 업종 비중은 27.5%였다. 2023년, 두 수치는 처음으로 역전됐다. 2025년에는 29.7% 대 23.9%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21년 제조업 취득자는 숙박·음식점업의 2.0배였지만 이제는 1.3배에 불과하다. 청년의 첫 이력서에서 '공장과 IT'는 지워지고 '식당과 돌봄'이 채워지고 있다.

■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60세에게 밀린 29세

사업장 규모를 보면 위기의 보편성이 드러난다. 2022년 이후 모든 규모에서 20대 취득이 줄었다. 500인 이상 대기업조차 137.3만 명에서 129.9만 명으로 5.4% 감소했다. 9인 이하 영세 사업장은 278.2만 명에서 236.5만 명으로 15.0%가 줄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기업 문도 좁아지고, 영세 자영업의 버팀목마저 무너지는 이중고다.

결국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 구조가 뒤집혔다. 29세 이하 피보험자는 2021년 249.3만 명에서 2025년 223.3만 명으로 4년 연속 감소하며 26만 명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전체 피보험자는 98.2만 명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청년 비중은 17.2%에서 14.4%로 추락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199.1만 명에서 268.8만 명으로 35.0% 폭증했다. 2024년, 대한민국 고용보험 역사상 처음으로 60세 이상 가입자 252.4만 명이 29세 이하 231.9만 명을 추월했다. 2025년 격차는 45.5만 명으로 벌어졌다. 20대가 물러난 자리를 60대가 메우는 역전된 노동시장, 이것이 현재 한국 고용의 단면이다.

박지혜 의원의 지적은 그래서 정확하다. "청년 고용은 이제 '질'의 위기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로 들어가는 문이 좁아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청년 고용률 몇 %p 방어에 급급했다. 단기 일자리와 체험형 인턴으로 숫자를 메우는 사이, 청년들은 제조업과 IT의 숙련 사다리에서 미끄러져 음식점과 돌봄의 저임금·고이직 일자리로 내몰렸다. 숙련이 쌓이지 않는 일자리는 경력이 되지 못하고, 경력이 되지 못하니 임금도 오르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청년 지원금'이 아니다. 제조·IT·전문기술 등 청년이 가고 싶어 하는 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채용연계형 훈련과 장기 일경험을 대폭 늘려야 한다. 공장에서 배지를 달고, IT에서 코드를 짜며 성장할 수 있다는 사다리를 다시 놓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 지도는 영원히 식당과 돌봄에만 머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