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이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사진=전 검찰청 로고]](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90925824116-7yeqag.jpg)
서초동 대검찰청의 간판이 내려갔다. 1948년부터 78년간 형사사법체계의 정점에 서 있던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법전에서 지워지고, 오늘부터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장면을 "만감이 교차한다"는 한마디로 적었다. 그의 페이스북 글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었다. 검찰개혁의 연대기를 정리하는 동시에, 이제 막 출범한 새 제도에 대한 엄중한 주문이다.
그는 이번 개편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해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에서 비로소 제도로 완결된 긴 여정의 끝으로 규정한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이 구호를 넘어 조직과 법률로 구현된 역사적 순간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가 느낀 교차하는 감회는, 그 긴 시간을 함께 견뎌온 개혁 진영 전체의 감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의 무게는 축하보다 그 다음에 있다. 정 전 장관은 새로 출범한 중수청과 공소청이 "과거 국민 위에 군림하던 정치검찰의 과오를 반면교사 삼아 오직 국민과 공익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쓴다. 기대라는 말 속에는 단절에 대한 요구가 들어 있다. 권력의 하명이 아니라 국민의 필요가 수사와 기소를 움직이게 하라는 것, 그것이 검찰개혁의 처음이자 마지막 명분이었다.
그리고 그는 가장 불편한 지점을 정면으로 짚는다. 많은 국민과 범죄 피해자들이 여전히 의구심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명하고 강한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일부 정치검찰의 일탈과 무관하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범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하다고 평가받던 기능과 제도까지 함께 도려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그는 "뼈아픈 지적"이라고 부른다.
이 대목에서 페이스북 글은 그의 두 번째 아쉬움으로 넘어간다. 입법 과정의 방식이다. 목표는 같고 방법만 다를 뿐인 개혁의 동료들과 합리적 전문가, 시민들에게까지 ‘친검주의자’, ‘검찰주의자’, ‘반개혁’이라는 폭력적인 낙인이 찍히면서 정상적인 토론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정치검찰의 해체를 넘어 검찰 제도의 본래 기능 자체를 부인하는 주장이 힘을 얻는 동안, 토론은 사라지고 진영의 구호만 남았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의 개혁 의지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과거에는 비슷한 주장을 펼쳤던 분들이라는 그의 탄식은 그래서 더 아프다.
이제 모든 주장과 아쉬움은 검증대 위로 올라갔다. 정 전 장관은 "어떤 주장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드러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부작용이 드러나면 신속하게 수정 보완한다는 열린 자세다.
그는 특히 책임의 무게 중심이 국회에서 정부로 옮겨왔음을 분명히 한다. 지금까지 입법이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 집행과 관리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개혁의 구호에 국민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편익에 개혁을 맞춰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목적은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일이다. 드러나는 빈틈은 과감하게 메워야 한다.
마지막 문장은 이 글이 왜 쓰여야 하는지를 요약한다. "불가역적인 검찰개혁은 법기술로 검찰을 나노 단위로 쪼개고 검사 정원을 줄인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개혁의 불가역성은 조직도의 복잡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수 국민이 자신의 일상에서 개혁의 성과를 체감하고, 압도적인 지지로 그 성과를 승인할 때 비로소 되돌릴 수 없게 된다. 간판을 바꾼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간판을 바꾼 뒤 국민이 더 안전해졌는지, 더 억울하지 않게 되었는지,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정 전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의 완수를 뒷받침하겠다"는 약속으로 글을 닫았다. 78년짜리 간판이 내려간 날, 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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