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선 회복에도 개별 주식 ‘양극화’   [사진=시사큐브,AI활용]
코스피 7000선 회복에도 개별 주식 ‘양극화’ [사진=시사큐브,AI활용]

[사시큐브=양동원기자] 코스피가 최근 7000선을 회복했으나 상승 업종이 일부 대형주에 치우치면서 투자자들의 체감 온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3일 7080.92로 거래를 마쳐 이달 초 급락 전 수준을 웃돌았으나, 유가증권시장 내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웃도는 등 개별 종목 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14일부터 23일까지의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수 급락기 동안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조 1819억 원, 6조 4734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타법인(13조 808억 원)과 기관(2조 5928억 원)은 매수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유가증권시장 전체 하락 종목 수(548개)가 상승 종목 수(311개)를 크게 웃돌아 지수 반등의 온기가 전 업종으로 퍼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의 확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의 동반 하락 여부를 꼽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선임연구원은 “중동 정세와 금리 등 증시를 압박하던 요인이 전환점을 지나는 가운데 AI 투자심리 개선이 상승 동력을 키우고 있다”라면서도 “견조한 펀더멘털은 최근의 압축적 상승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16%를 기록한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9월 고점인 배럴당 105.8달러에서 92.4달러로 하락해 물가 압력은 완화됐으나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과거 국면별 수급 분석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이라 하더라도 유가 수준에 따라 강세 업종이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WTI가 배럴당 80달러대일 때는 반도체·전력기기·방산·조선 등이 강세를 보였으나, 70달러 구간에서는 건설·증권·운송·자동차 등으로 수혜 범위가 넓어졌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인공지능(AI) 관련 설비투자 수요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자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일부 수혜 업종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미국 주요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기준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오라클 등 5개사의 올해 설비투자 추정치는 8437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약 31% 늘어난 1조 1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나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주가 상승세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하기 어렵다”라며 “미국 기술기업의 투자가 늘어날수록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와 전력기기, 반도체 등에 상승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