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개편된 포천시청 누리집 모습 [사진=포천시]](https://nnotwacry2xmbpev.public.blob.vercel-storage.com/articles/1790573720845-2pmp3s.jpg)
최근 경기 포천시 대표 누리집의 개편은 거창한 기술 뉴스가 아니다. 다만 행정의 언어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곱씹을 만하다.
시는 지난 22일, 공식 누리집을 전면 개편하며 AI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단순하다. 키워드를 맞추는 검색에서 의도를 읽는 검색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시민은 행정과 대화하기 위해 행정의 언어를 배워야 했다. '대형폐기물' '전입신고 확정일자' '농지취득자격증명' 같은 정확한 명칭을 알아야 원하는 페이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제 포천시는 그 순서를 뒤집었다. 시민이 묻고, 행정이 알아듣는 구조다. "문화행사 뭐 있어?", "애들 체험 프로그램 신청하고 싶어요" 같은 질문을 던지면, 누리집에 축적된 행정정보를 바탕으로 AI가 맥락을 분석해 답을 찾아준다.
이 변화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접근성이다.
두 번째 개편 내용인 '통합예약포털'과 '반응형 웹'이 같은 맥락을 뒷받침한다. 교육은 평생학습과에, 체험은 관광과에, 대관은 시설관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예약을 한 화면에 모은 것, PC에서만 제대로 보이던 누리집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크기에 맞게 고친 것. 모두 시민에게 "어디에 있는지 찾아오라"는 행정에서 "우리가 한곳에 모아 보여주겠다"는 행정으로의 태도 변화다.
물론 과제도 남는다. 챗봇창 하단에 작게 달린 이용 안내 문구, 'AI 답변은 참고용이며, 정확한 처리는 담당 부서에 확인해 주세요'는 이번 개편이 안고 있는 가장 정직한 고백이다. AI는 때로 없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거나, 오래된 정보를 최신인 것처럼 답한다. 복지·지원금·세금처럼 조건과 기간이 생명인 정보에서 오답은 곧 피해로 이어진다. 그래서 포천시가 말하는 "이해하기 쉬운 형태" 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출처"가 중요하다. 검색 결과 옆에 담당 부서, 최종 수정일, 원문 링크를 얼마나 명확하게 붙이느냐가 AI 행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다행히 시는 정답을 기술에만 맡기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만족도 조사가 그렇다. 전반적 만족도, 검색 편의성, 개선 사항을 묻고 300명에게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소소한 이벤트. 거창한 디지털 전환 담론보다 시민 300명의 클릭과 불만이 더 정확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포천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도시다. 키오스크 앞에서 망설이는 어르신에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궁금한 걸 그냥 말로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는 누리집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행정 서비스의 명칭을 몰라도, 담당 부서를 몰라도 질문할 수 있는 권리. 이번 개편이 노린 것은 어쩌면 검색 기능이 아니라, 질문할 용기였을지 모른다.
진짜 혁신은 누리집이 새로워진 날이 아니라, 시민이 시청에 전화를 걸지 않고도 스스로 답을 찾아낸 첫날에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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